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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대학입시와 대응 전략

박중희 2006. 4. 13. 15:36
달라지는 대학입시와 대응 전략
2004/10/22 오전 9:06 | 지금, 무슨 일이...


발 빠른 엄마들은 3년 먼저 준비한다!

2008년부터 입시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지난 9월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안병영)가 발표한 새 입시제도 개선안을 보면 공교육의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내신 비중을 강화하고 특목고의 본디 목적에 따른 진학 유도,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능과 특목고 등으로 대변되는 현행 입시제도의 대폭 수정으로 당장 중학교 3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진학지도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 앞으로의 입시 전략을 점검해보자.




part1 2008년 입시제도 어떻게 바뀌는가?


2008년 대학입시의 주된 내용은 내신의 비중을 높이고 수능은 쉽게 출제해 수능의 변별력을 낮추는 것이다. 내신은 학교, 수능은 학원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현 시점에서 겉보기엔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구도지만 실상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수능 기를 죽이고 내신 기를 살려준 것이라 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터지는 구멍만 임시방편으로 막는 개선책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내신이 됐든 수능이 됐든 성적으로 줄 세우기를 하는 현행 교육체제에선 수능 사교육에 내신 사교육까지 부모와 학생들 부담만 가중됐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그러나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강화 등으로 논술과 구술, 심층면접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단순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폭넓은 지식을 요하고 있어 우리나라 교육도 차츰 교육 선진국들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내신을 강화한다
현재 공교육의 내신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바닥상태다. 학교마다 내신을 부풀리다보니 대다수 학생의 평균점수가 90점을 넘는 학교도 나오고 있다. 자연히 대학 관계자들은 내신을 학생 선발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러나 2008학년도부터는 '수·우·미…' 식의 표기 방식을 버리고 원점수와 석차등급제를 도입한다. 원점수는 시험점수와 표준편차를 함께 표시해, 시험의 난이도에 따른 학생의 실제 수준을 알 수 있게 된다. 등급은 기존 학력고사 15등급, 2004년 서울대 전형 60등급에서 대폭 축소한 9등급으로만 나눈다. 학교 시험은 지금보다 어려워지고 학생의 학습능력을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앞으로의 대학입시에 중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 비중 높아진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여러 가지 것들을 학생 선발의 밑거름으로 한다. 학습 태도나 성과, 봉사활동, 특별활동 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특히 독서활동 강화에 주목해야 한다. 독서영역, 독후활동 등을 학생부에 기록함으로써 교과서 외의 독서능력에 중점을 둔 교육을 시행하고 이것을 대입전형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학생 개개인의 학교생활을 꼼꼼히 기록하려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증가해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지만 교육부는 교원을 확충하고 학생들이 과목마다 교실을 이동하는 교과교실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능의 변별력은 떨어진다
수학능력시험은 현재 점수를 공개하는 방식을 9등급제로 나누어 등급 공개만 할 예정이다. 등급이 세분화될수록 학생의 학습수준을 짐작하기 쉬워지지만 등급 폭이 커지면 그 효력은 떨어진다. 100명이 시험을 봐서 100등급으로 나누면 1등과 10등의 차이는 10등급이지만 전체를 10등급으로 나누면 1등과 10등은 같은 1등급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결국 수능은 학생 선발의 주요 요소가 아닌 등급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수준을 가늠하는 역할을 한다. 수능 시험문제 역시 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쉽게 출제한다.


대학별 선발 자율권 강화한다
'입학사정관제'라 하여 대학마다 각기 다른 대입전형을 마련한다. 각 대학별로 내신만으로, 또는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에 더 비중을 둘 수도 있고 학교장 추천이나 구술, 특기 분야 경력 등 진학의 방법이 다양화된다. 대학은 이에 따라 입학업무를 전담하는 입학사정관을 채용할 수 있다. 논술이나 구술, 적성 분야의 심층면접은 내신과 함께 신경 써야 할 중요 요소다.


특수목적고 동일계열 진학 등 특별전형 확대
특수목적고가 명문대학 진학의 입시기관화된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외국어고 학생은 어문계열로, 과학고 학생은 이공계열로 진학하는 특별전형을 실시한다. 현행처럼 외국어고등학교 학생이 의대나 법대를 진학하려면 가산점이나 관련 없는 교과목 이수 시간 제한 등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도 해당분야 소질과 적성이 인정되는 자료가 있으면 특별전형에 해당토록 해 고교간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할 계획도 마련 중이다. 또한 예체능계 학교에서는 수능 최저 자격기준을 완화하고 실기 점수를 적극 반영하며 소년소녀가장이나 효행자의 특별전형,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 비율도 늘어난다.



part2 특목고 희망했던 현 중3 학부모, 이렇게 대응한다


개선안 발표가 나오자마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 대부분이 2008년 대학입시 설명회를 갖고 앞으로의 진학지도 방향을 제시하는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특목고 대비 전문 학원입시 설명회에는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부터 유치원 다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예비 학부모까지 1,000여 명이 넘게 몰려 혼잡을 이루기도 했다. 그들은 개선안 발표가 있었으나 아직 쟁점으로 남은 고교등급제나 본고사 부활 등에 따라 행보를 달리할 거라 말한다. 또한 고등학교 입학 뒤 진학하려는 대학별 전형에 맞추어 준비하던 논술준비는 중학교 때부터 토론 및 사고력 글쓰기 등을 위주로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 등 유명 학원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유명 학원들은 기존 특목고 학원에서 논술 학원으로 이름을 바꾼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새 대입제도의 중요 쟁점 세 가지

교육부는 공청회를 열고 교육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걸림돌이 많다. 제도개선안에 대해 학부모들이 주시하고 있는 쟁점들을 짚어본다.


1. 고교등급제 시행되는가?
최근 전교조에서 지난해 서울 명문사립대학에서 실질적인 고교등급제를 시행했다는 자료를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자료가 없더라도 이는 수험생 둔 부모들 사이에선 이미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평준화 고등학교 시험에서 전국 성적 상위 10% 안에 드는 학생이 0.1%에 그친 학교가 있는가 하면 30%까지 전국 상위 10%에 드는 학교도 나왔다. 따라서 학생의 실력을 가늠하기 힘든 제도개선안은 학생 선발 자료가 될 수 없어 대학들은 고교등급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지난 9월 중순 안병영 교육부장관은 “고교등급제는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정부 개입은 논란 소지가 커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말해 등급제가 가시화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일부 고등학교에선 벌써 우수한 중학생들을 모셔가기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2. 심층면접, 논술은 본고사의 부활?
현재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치르는 심층면접이나 논술 등은 서술식이라고 해도 거의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 형식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앞으로 자율권이 더욱 강화되면 결국 대학별 본고사와 차이가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입시학원들은 교육부가 등급을 세분화하지 않고 내신이나 학생부기록 등에 의존해 학생을 선발케 하는 것 자체가 대학의 자율권에 힘을 실은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말한다. 교육부는 본고사 부활을 막을 수 있도록 대학들의 적극적 협조를 유도할 계획이라고만 밝히는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들은 대학 3불(不)로 불리는 '고교등급, 본고사 부활, 기여입학제'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재도 주요 대학들은 논·구술을 70% 가까이 진학 자료에 반영하고 있다.


3. 공교육 살아날까?
시험을 치르는 횟수나 시기 등에는 큰 변함이 없지만 학교 시험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내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육부는 사교육 축소를 위해 수능 대비로 활용하던 교육방송을 내신이나 논술특강으로 활성화하고 교내 토론학습을 강화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 입시학원은 발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평소에는 수능 및 논술 준비, 학교 시험기간에는 내신 준비의 시스템을, 평소 내신 준비, 시험 때만 수능 준비 하는 식으로 바꾸면 그만이다. 교육부는 학교 공부에만 열중하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학부모들은 논술, 수능 준비를 하며 내신까지 신경 쓰려면 다니는 학원 개수만 늘게 되고 학생생활기록부나 교사 평가 등이 강화되면 치맛바람 없이 대학 가기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수시를 공략하기 위해 각종 대회 참가까지 고려한다면 부모 노릇은 더욱 힘들다.


논·구술 잘 하려면?

한 줄 노트 작성 책, 논문, 신문, 잡지 등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나 이론이 나오면 노트에 옮겨 적는 습관을 갖게 한다. 글을 쓸 때 인용을 할 수도 있고 지식을 쌓아준다.

자신만의 글쓰기법 공식처럼 학원에서 가르치는 논술 답안은 대학입시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책을 읽은 뒤 짤막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글로 옮기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중학생이 되면 문장 표현력이나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인용해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의 일기쓰기는 그래서 중요하다.

말은 곧 사고력 쟁점이 되는 시사문제, 아이의 관심거리 등에 부모 의견을 말하고 아이 생각을 물어보는 대화를 해야 한다. 아이의 질문에 “공부나 해”, “잘했다” 식의 단편적 반응은 좋지 않다. 사고력은 책만 읽는다고 느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고 자신만의 주장과 의견을 가짐으로 해서 향상된다.

책을 베껴 쓰는 연습 맞춤법, 표현법 등은 꾸준히 훈련하고 수정하면서 나아진다. 교과서의 짧은 글 등을 직접 소리 내서 읽고 베껴 쓰는 것은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

TV 시사토론 활용 중학생 자녀라면 패널로 나오는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얻을 것이 많다. 배경 지식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펼쳐 나가는지도 배울 수 있다.

다독은 물론 정독도 중요 필독 도서, 또 관심 분야 도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대충 읽어 나중에 무엇을 읽었는지도,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지도 못하면 곤란하다. 아이가 정독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독후감 쓰기 등의 독후활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고교등급제 기대 걸고 특목고 시도한다

남숙희(44·자녀 중3, 초4)
남숙희 씨는 중3인 큰아들을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에 보내려고 준비해 왔다. 그래서 몇 년째 외국어고등학교 입시대비 학원을 다니게 했다. “이제까진 특목고만 진학하면 대학 가기가 수월했는데 이제는 내신 때문에 걱정이 돼요. 외고 시험이 10월말부터니 빨리 갈 길을 정해야죠.” 남씨는 주위에서 같이 외고 진학 준비를 한 학부모 중에 외국 유학으로 방향을 바꾸는 이들을 많이 본다고 한다. 같은 노력을 할 바에는 변화된 입시제도로 불이익을 당하는 것보다 서둘러 유학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주요 외고들도 기존 1개 반 정도이던 유학반을 3개 반까지 늘릴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남씨는 유학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국내 대학에 진학해야 나중에 사회생활할 때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내신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외고 입학은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아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대학별로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고교등급제나 논·구술에 중점을 두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거란 데 기대를 두고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자원봉사 등 특별활동도 신경 쓰려고 한다. 대학별 전형이 달라지면 에세이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신 고려한다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 유리

채숙미(47·자녀 중3)
점수 1점 차이에 합격 불합격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칫 발 하나 잘못 내딛는 것으로 결과가 달라지는 대학입시. 채숙미 씨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다음에 방향을 바꿀 생각이다. 아직은 결정을 내리기 시기상조라는 것이 주위 학부모들 반응이다. 이유는 쟁점으로 남은 고교등급화와 논술 때문. 마찬가지로 외고에 진학했을 경우 어문계열을 택하면 특별전형의 혜택을 준다는 것도 눈여겨보는 대목. “지금 상황에선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는 것도 고려해보고 있어요. 고교등급제 시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죠.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내신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채씨는 특목고가 입시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말도 있지만 특목고에 진학하면 교사들의 교육 열의나 환경이 일반고보다 사실상 뛰어나서 특목고 진학을 고려했다. 또 특목고에서는 별도의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신이 부활한 것은 이해하지만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결과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그도 당장 특목고를 포기하긴 이르다는 판단에 특목고 전문학원 외에 다른 학원을 더 다니고 있다. 심층 영어 면접이나 영어 논술, 일반 논술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것 외에 토익이나 문법 등 분야별로 부족한 부분을 챙기는 것.
특목고도 하향지원 추세


특목고도 하향지원 추세

박정애(55·자녀 26, 25, 중3)
“내신도 중요하지만 공부란 게 경쟁심리가 있어야 더 좋은 결과를 내잖아요. 실력 비슷한 아이들끼리 함께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해요.” 박정애 씨는 늦둥이 아들 대학 진학준비는 제대로 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수능 세대인 두 딸을 이미 키워본 경험이 있어 그때 터득한 노하우가 있었던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은 외고에 진학시킬 계획이었다. 과학고는 외고보다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 중학교 초반에 거의 결정이 난다. 그런데 박씨의 아들은 건축계통의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이번 제도 개선안대로라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어떤 엄마들은 특목고 진학 대신 학교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위장전입을 시도하는 학부모도 생겨난단다. 특목고는 내신 때문에 불리하지만 고교등급제가 시행될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배정해주는 고등학교로 가면 그동안 공부한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의견들이다. 그중 해법으로 외고들도 조금씩 수준이 다르므로 특목고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고 외고 하향지원 하려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입시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 중에는 내신에서도 유리하고 농어촌자녀 특별전형 확대로 시골로 가면 수시, 정시 모두 이롭지 않느냐는 이들도 있다. 박씨는 2005년 문을 여는 용인외고 입시 설명회를 들어보고 난 뒤 마지막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part3 자녀교육 플래너 대치동 엄마들 & 교육전문가들의 입시 전략


자녀교육에 요즘은 부모의 정보력이 한밑천 한다. 그래서 사교육 1번지라는 대치동은 학부모들 정보의 원천이 되고 그곳 트렌드에 맞추어 방향이 바뀐다. 중1 자녀를 둔 대치동 홍영애 씨는 교육부 발표가 있고나서 대치동 주부들 사이에서 “이사를 가야 한다”는 말이 제일 먼저 나왔다고 한다. 또 실제 강남 집값이 소폭 하락하는 경향도 부동산 시장에선 나타났다. 그러나 대치동 주부들의 반응은 잠잠하다.
“내신에 중점을 두면 대학마다 본고사를 부활하게 될 거란 의견이 많아요. 뭐가 됐든 또 강남이에요. 현행 입시학원은 다른 방향으로 진학에 유리한 교육을 시킬 테니까 학원 가까이 있는 게 유리해요.”
다른 대치동 엄마들은 유명 과외 교사들이 잘 가르치는 것 못지않게 정보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각종 대회 소식을 남들보다 먼저 알고 대회에 맞추어 특별지도를 하고 유명 학원에서는 특정 고등학교의 시험 경향, 교사의 문제 출제 방식을 연구해 내신시험 대비를 해준다.


사교육 1번지 엄마들은 지금…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 전략' 낸 김은실 씨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 전략(이지북)'이란 책을 낸 교육전문작가 김은실 씨는 실제 대치동 엄마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자녀 진학지도 방법을 공부하고 눈으로 목격했다. 그러나 언제나 가장 빨리 움직이고 해법을 찾아내던 그들이 이번 대입제도개선안 발표가 있고나서는 큰 움직임이 없다. 학교별로 점수를 내는 내신은 소위 명문 대학 진학에 절대적 요소가 될 수는 없는 탓인 모양이다.
“발표 이후 내신 사교육이 아닌 본고사 사교육이 가중화될 조짐이에요. 어떻게든 좋은 학생을 가려내야 하는데 결국 그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인 거죠. 중학생만 돼도 70% 정도는 좋은 대학 갈 학생, 아닌 학생이 구분되기 때문에 명문 대학을 목표로 둔 부모는 그쪽에 신경을 쓰고 아니면 기존대로 공부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교육열 높은 대치동 엄마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녀를 정확히 꿰뚫는 거다. 언어영역에선 작품이해 분석이 부족한지, 수학은 응용력이 부족한지 등을 판단해 그에 맞는 사교육을 한다.


>>> 적성을 찾아라
김은실 씨의 중학생 자녀는 곤충마니아다. 김씨는 책을 쓰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의 장점을 십분 살리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의 아이가 곤충과 관련된 학과나 분야를 택하는 진학지도를 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한 가지를 골라 그 분야의 독서와 경험을 쌓아주면 두루 잘하는 것만큼 대학입시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고 아이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키며 적성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 토론, 글쓰기 어릴 때부터 준비한다
도곡동에서 만난 여○○ 주부는 최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철학 과외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논·구술이나 심층면접은 어른들도 제대로 풀지 못할 만큼 어렵고 읽어야 될 책도 방대하다. 특히 말하기, 글쓰기는 입시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학원 다닌다고 실력이 늘지도 않는다. 심층면접은 학생의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은 사고와 지식을 점검하는 평가로 외워서 대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논술 등은 '티처 보이'를 만드는 학원 공부보다 자기만의 세계, 특정한 관심 분야를 가진 아이가 유리하다.


>>> 아이 경력을 관리한다
교내에서 상장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국가 인증 단체에서 실시하는 각종 경시대회나 연구 실적, 수상 경력이 있으면 특별전형으로 대학 가기 쉬워진다. 역시 아이의 적성을 살려야 한다는 말이다. 다양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김씨의 자녀는 현재 곤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가기 전에 곤충 관련 서적을 직접 집필하게 할 생각이다.


>>> 내신 관리, 필요하다면 사교육에 맡겨야 한다
학원에서는 시험 출제경향부터 교사의 성향까지 파악해 내신 대비를 한다. 오히려 기본이 부족한 아이들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공부시키기 때문에 학생들이 억지로 학원을 다니는 일은 없다. 중학생이면 벌써 부모가 관리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부모가 집에서 끼고 있기보다 좋은 학원과 강사를 찾는 것이 대치동 학부모의 '쿨'한 사고방식이다.



전문가 에게 듣는다


수시모집 증가, 심층면접 대비해야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 소장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소장은 2008년 대입제도 개선안대로라면 대학별로 수시모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학별 전형이 자유로워지고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대학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정시를 기다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우수자를 엄선하는 정책들이 개발될 것이다. 사실상 전국 고등학생의 1등급 인원과 주요 10개 대학 정원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고교등급제 시행이 논란이 되는 상황이지만 신설되는 자립형 사립고나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고도 장기적으론 특목고만큼의 위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보인다고 했다. 주요 대학들의 지금까지 입시전형을 보면 논·구술이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동원된다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학별 고사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준비해야 할 공부가 학생마다 제각각이니 사교육 시장은 그만큼 커지고 학교 부담도 증가하겠죠.”
김 소장은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수학 공식 하나를 외워도 공식을 만든 수학자며 그와 관련된 명제, 공식이 적용되는 예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부가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실제 심층면접에서 제 효과를 낸다는 것. 진학하려는 학과,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과목에서 철저한 내신 준비를 하는 것은 필수다. 학교에서 필독 도서를 정해주면 이것을 읽고 독후활동을 평가하는 식의 제도가 도입된다지만 필독 도서뿐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읽고 지식을 넓혀 나가야 한다.


자신의 성적 파악해 고등학교 진학 결정

토피아아카데미 김석환 이사장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거나 특목고를 가거나 별 상관이 없다. 오히려 특목고나 민사고 등으로 진학해 좋은 환경과 경쟁 속에서 내신 등급을 잘 받으면 진학에서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르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고교등급제가 시행되면 그만큼 점수를 잃을 수도 있다. 중상위권 학생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등급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아 비슷한 성적의 학생이 많은 학교일수록 시험 점수 1, 2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면서 외고에 가는 것은 불리합니다. 비 교과목 적성을 초등학생 때 찾아주고 교과목 적성을 가진 아이라면 영어, 수학에 비중을 두어 공부해야죠.”
김 이사장은 대학별 전형을 위해 영어와 수학은 특화시켜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교과서 내용이 아닌 다양한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창의력 학습과 영어 문장을 많이 접해야 하고 영어는 문장 이해력뿐 아니라 영어로 수학문제를 풀고 시사문제를 다룰 정도로 심화학습을 준비해야 한다. 이공계를 희망한다면 과학실험이나 경험, 관련 분야 지식을 많이 쌓는 것도 필요하다. 내신 비중이 강화되면 영어에서는 문법 교육이 강화될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세부 제도에 대한 교육부 9문 9답


1 원점수를 공개하는 이유는?
원점수와 함께 과목 평균, 표준편차를 공개하면 성적분포도를 그릴 수 있어 시험 난이도와 학생의 실제 실력이 드러난다. 1등급 학생들 내에서도 원점수와 표준편차를 알면 성적분포도를 조사해 순위를 매길 수 있다. 학생의 상대 서열을 나타내고 내신 부풀리기를 할 수 없다.


2 원점수 공개가 고교등급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전국 동일 학년의 점수가 아닌 학교별 평가이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높다고 학교의 수준이 우수하다는 자료는 되지 않는다.


3 학교생활부 의존도가 높아지면 공정성 문제는 어떻게 하나?
공정한 관리를 위해 교과협의회를 활성화하고 교사별 교육계획서, 평가계획 및 기준을 공개하도록 한다.


4 교사별 평가를 도입한다는데 교사의 주관적 판단 아닌가?
교사별 평가는 교과목으로 점수를 내는 대신 교사가 학생 능력의 평가를 책임지게 한다. 수업과 평가의 전문성이 높아지는 반면 공정성의 시비가 우려돼 교사 연수 등을 통해 전문성 강화 뒤에 시행할 것이다.


5 AP제도란 무엇인가?
AP(Advanced Placement)란 우수한 학생의 조기학습을 위해 대학에 과목을 개설하고 이수한 학생들을 시험을 쳐 대학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유럽 및 미국 등은 이미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03년 처음 서울대에서 시범운영 했고 민족사관학교에서 미국대학학점으로 인정되는 수업을 하고 있다. 빠르면 2006년부터 시행해 교육평준화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할 계획이다.


6 학교는 독서활동을 어떻게 지도하는가?
필독 도서를 정하고 독후감 등 독후활동을 평가한다. 독서지도 매뉴얼 등 축척된 자료가 없으므로 교사 연수 등을 통해 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2007년 고1 신입생부터 전면 도입해 2010년 전형에 적용할 예정이다.


7 내신비중 높아지면 전 과목을 다 잘해야 하는가?
대학은 전 과목 성적보다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일부 과목의 성적을 요구하게 된다. 전공과 관련한 과목에 더 중점을 두어 학습할 수 있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사이버 가정학습 등의 체제를 갖추어 나갈 것이다.


8 비평준화 학교 학생은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닌가?
비평준화 지역이나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이라면 그런 점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부 입장. 그러나 특기분야 우수자나 학교장 추천제도 등 다른 길도 열려 있다.


9 수능 문제은행은 무엇인가?
폐쇄형 문제 제출은 해마다 시험 난이도의 차이가 현저하고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연 2회 실시하기가 어렵지만 출제문항의 10배수 이상의 문제를 만들어 그중에서 출제하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인력 부족으로 2008년에는 일부 영역에서만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