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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레코딩기법-오디오가이-01

박중희 2005. 10. 2. 22:33
라이브 레코딩 기법

 

최근 교회나 공연 쪽 시장에서 라이브 공연 실황을 레코딩해서 음반 제작, 기록 및 검청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라이브 레코딩도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SOVICOZINE에 칼럼을 연재하게 되었고, 많은 독자들로부터 라이브 레코딩에 관한 연재 요청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3개월에 걸쳐 다양한 상황의 라이브 레코딩에 관한 이야기를 실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첫 번째로 합창녹음에 관한 설명이다.

합창녹음은 교회를 비롯한 많은 기관의 음향 엔지니어들이 공연 다음으로 녹음 빈도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여러분은 합창녹음을 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과거 많은 교회들의 경우 윈드 스크린이 찌그러진 몇 개의 다이나믹 마이크들을 각각의 성부들에게 설치한 후, 콘솔과 스피커를 통해 확성한 소리를 DAT나 카세트 같은 2트랙 녹음기에 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교회에 설치된 음향 시스템들이 점점 프로화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많은 교회들이 과거의 다이나믹 마이크를 탈피해 마이크 엘레베이션 시스템과 함께 양질의 콘덴서 마이크들을 스테레오로 설치해 확성하거나 또는 녹음이나 전관방송의 형태로 송출하고 있다.

여러분도 효과적인 PA 시스템을 통해 우리가 주로 구매하는 음반에 담긴 소리처럼 좋은 음질로 녹음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녹음 작업을 해보면 음반에 담긴 소리와는 전혀 다르게 빈약한 음질로 녹음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녹음 소스를 이퀄라이저나 리버브로 무리하게 변형을 시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음반처럼 깨끗하고 좋은 음질로 합창을 녹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첫 번째로 가급적이면 PA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교회에서 단지 교회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만족할만하게 성가대의 합창이 전달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마이크를 해서 원음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소리를 PA 스피커로 출력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이 그러하듯이 외부 야외공연을 제외하고 실내 합창 공연에서 마이크가 사용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여러분들이 무척이나 고민하고 계신 바와 같이 대부분의 교회나 강당 등의 공간음향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현실적으로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음악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PA용 마이크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쉽게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음향엔지니어라는 직업상 과거에 선배들 혹은 자신이 해왔던 방식대로 몇 개의 마이크들을 확성용으로 설치해 합창 녹음을 하곤 할지도 모른다. 좋은 사운드는 여러 번의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있는 소리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으로, 확성을 하지 않고 합창을 들어보기 바란다. 아마 음량은 마이크를 사용한 것보다는 조금 작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작아진 음량대신 훨씬 더 자연스럽고 청중들에게 전달되는 음악의 감정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은 음량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 혹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라는 것을 음향엔지니어들은 항상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여러분들은 본인이 디자인한 사운드가 “음향만 있고 음악은 존재하지 않는”것이 된다면, 이는 정말 치명적이다. 어디까지나 음향의 근원은 “소리는 사라지고, 음악만이 남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음량이 작게 들리면 관객들은 오히려 더 조용히 집중을 하게 되는 것 역시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기억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지금껏 늘 해오던 방법들에서 벗어난 과감한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공연 음향과 레코딩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몇 개 만의 다이나믹 마이크로는 절대로 필자가 언급했던 음악적인 음향을 만들어 낼 수 없고, 이는 다이나믹 마이크 바로 앞에 있는 한 단원의 목소리만 강하게 들리는 등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화음”은 관객의 귀나 시스템 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많은 수의 다이나믹 마이크를 사용한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비주얼이 중요한 공연에서 아티스트의 노래하는 모습을 마이크와 마이크 스탠드가 모두 가리면 안 된다.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음” 또는 “앙상블”이다. 이는 PA 시스템으로 확성을 하거나 레코딩을 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만약, 한 두 개의 다이나믹 마이크 밖에 없다면, 합창 중간에 솔로를 하는 독창용 마이크 외에 확성을 하지 않고, 관객들이 귀를 기울여 듣도록 유도하는 편이 훨씬 더 좋다. 최근에는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괜찮은 콘덴서 마이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필자는 이러한 콘덴서 마이크들을 기왕이면 여러 개 구비해두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이번 연재 칼럼은 어디까지나 순수 레코딩만을 위한 합창이 아닌 실황공연과 함께 하는 합창 녹음으로, 마이크 선택과 세팅을 대단히 신중히 해야 한다.

SR 에서의 콘덴서 마이크의 사용
필자는 레코딩과 공연 시 모두 콘덴서 마이크를 무척이나 선호하는 편이다. 이유는 어쿠스틱 악기의 집음에 있어 콘덴서 마이크는 다이나믹 마이크에 비해서 훨씬 원음과 가장 비슷한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콘덴서 마이크를 공연에서 사용하는 것을 하울링에 대한 공포감으로 주저하고 있다. 가끔씩 외국의 유명 성악가나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방문해서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면, 다이나믹 마이크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 동안 콘덴서 마이크는 가격만 저렴해진 것 뿐만이 아니라, 레코딩과 라이브 등 여러현장에서 두루두루 사용 가능한 수 많은 모델들이 나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콘덴서 마이크가 이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브와 레코딩의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콘덴서 마이크의 기본적인 요건으로는 먼저 작은 사이즈의 진동판을 지닌 마이크가 유리하다. 진동판이 큰 마이크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작은 사이즈의 진동판을 지닌 마이크에 비해 지향각이 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라이브에서는 하울링의 위험이 좀 더 높아진다. 그리고, 작은 사이즈의 진동판을 지닌 마이크일수록 초보자 분들이 세팅하기에도 더 쉬운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감도가 높지 않은 콘덴서 마이크의 사용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의 감도의 높고 낮음으로 마이크의 성능을 평가하지만, 어디까지나 콘덴서 마이크의 감도는 상대적인 것으로서 성능과는 관계없이 마이크의 사용 용도와 폭에 따라 나눠지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감도가 높은 마이크들은 대부분 지향각 또한 넓은 경우가 많고, 높은 감도로 인해 마이크 프리 앰프의 게인이 낮더라도 하울링에 대한 위험도가 더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라이브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감도를 지닌 마이크들을 사용하는 것이 대단히 유리한 것이다.


(사진1 : 3단계로 마이크의 감도를 조정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이크인 AKG C480B)


(사진2 : 7mV/Pa 의 낮은 감도로 지니고 있으면서 라이브와 레코딩에서 높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는 MBHO 440 마이크)


(사진3 : 합창은 물론이고 솔리스트에 있어서도 개인적으로 최고의 소리를 들려주는 마이크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AKG C535EB 콘덴서 마이크.  MBHO 440과 같은 7mV/Pa 지니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도 이제 공연과 녹음에서 좋은 음질을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는 완료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마이크를 구비하는 것이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것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좋은 음질은 좋은 장비 외에 엔지니어의 기술과 감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8월에는 구체적으로 합창 공연과 녹음에 있어서 적절한 마이크 세팅법에 관한 내용을 구성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특별한 질문이나 의견이 있다면, 필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주길 바란다.

 

글 | Recording. Mixing/Mastering Engineer 최정훈

Audioguy Recording Company 대표(audioguy1@naver.